개발자들의 기호품이라고 하면 뭐니뭐니해도 담배와 커피를 빼 놓을 수 없다.
난 담배는 안 피우는지라, 대신에 커피는 좀 많이 마신다.
회사에 예전에 친한 형으로부터 선물 받은 클레버 드리퍼가 있어서,
원두를 사서 가져가서 마시곤 했는데, 이것도 비용이 좀 많이 들더라...
볶지 앟은 생두 가격은 비교적 저렴한 편인데,
이걸 집에서 프라이팬에 볶자니 연기랑 껍질 처리가 감당이 안 될 것 같고...
그러던 차에 마침 작년에 기회가 되어서(!) 로스터가 한대 생겼는데,
바로 "제네카페"라는 로스팅 머신이다.
바로 이 녀석이다.
상당히 독특하고 멋드러진 디자인을 자랑한다.
보통 많이 쓰는 아이커피 같은 로스터보다 있어보인다. (!)
오른쪽에 구멍이 나란히 나 있는 쪽에서 가운데 덮게 안에 비스듬하게 있는 통의 내부로 뜨거운 바람을 불어서 열풍에 의하여 커피가 볶아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.
볶는 동안에는 저 비스듬한 통이 돌면서 커피가 계속 섞여서 골고루 볶아지게 된다.
바람이 들어온 곳이 있으면 나가는 곳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?
오른쪽에서 들어온 열풍은 커피에 열을 가하고, 왼쪽으로 빠져나가게 된다.
그 과정에서 커피가 볶아질 때 떨어져나온 껍질(채프라고 한다)이 같이 딸려나가서,
왼쪽에 보이는 까만 통안에 쌓이게 된다.
정면에 보이는 빨간색 다이얼은 온도, 파란색 다이얼은 시간을 조절할 때 쓰는 다이얼이다.
이 녀석의 장단점을 나열해보자면...
1. 장점
- 멋지다(!)
- 타 로스터에 비하여 용량이 크다. (250g)
- 온도, 시간 조절이 용이하다.
- 채프 처리가 간편하다. 통만 빼서 털어내면 된다.
2. 단점
- 덩치가 크다.
- 쿨링이 약하다.
커피가 다 볶아지고 나면 잔열에 의하여 과도하게 볶아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쿨링을 해 줘야
하는데, 이게 냉풍이 아니라 그냥 송풍이라 쿨링 성능이 좀 떨어진다.
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보통 쿨러를 따로 쓴다. 요즘은 아예 셋트로도 판다.
- 비싸다. 약 90만원.
약 1년정도 썼는데, 직접 볶아먹으니 역시 커피값이 확 줄었다.
물론 가끔 좋은 커피 마셔보겠다고 비싼 생두를 살 때도 있지만... :-)
그 원두들, 커피집에서 마시면 한잔 가격이 ㅎㄷㄷ해진다...
그리고, 사실은 내가 원하는 로스팅 포인트를 잡아서 볶을 수 있는게 가장 마음에 든다.
에스프레소 머신용으로는 강하게, 드립퍼용으로는 약간 덜 강하게 볶는 등등.
남들이 볶아놓은 그대로 마시는게 아니라 내 맘대로~
한참 더 애용해줘야지... :-)